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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온도/리뷰: 읽은 책에 대한 솔직한 감상과 생각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서평-죽음을 곡선으로 바라보다

by 에그치즈토스트🥚🧀 2025. 6. 23.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암이라는 작은 우주, 죽음을 사유하는 곡선 위에서

 

 죽음, 우리는 그것을 ‘끝’이라 부르지만 사실 그 끝이란 게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김범진 작가의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는 그 불확실한 죽음을 단순히 시작과 끝이 있는 직선이 아닌 되돌아오는 곡선으로 이해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그 곡선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삶이라는 이름의 시작과 죽음이라는 이름의 끝이 사실은 하나의 연속선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처음이 끝이 되기도 하고 끝이 처음이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은 암을 연구하고, 암 환자들을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본 의사가 쓴 책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의료 현장의 이야기나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암이라는 질병을 출발점으로 삼아, 삶과 죽음, 우주와 생명, 인간의 감정과 철학적 질문까지 아우르며 지식과 사유, 그리고 감정이 균형 있게 담긴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제목에 비해서 훨씬 가볍게 읽어낼 수 있는 책입니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김범석-암, 도전, 진화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매혹적인 탐구
출처: YES24

 

 

 


깊이 있는 챕터, 그러나 편안한 문장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는 총 400페이지가 넘는 제법 두꺼운 책입니다. 각 챕터도 짧지는 않아요.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놀랍도록 술술 읽힙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저자의 문장은 친절하고, 지나치게 어렵거나 복잡한 표현 없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를 진학 중인 아들이 읽고도 이해되기 쉽게 하기 위해서 여러 번 첨삭한 흔적이 보입니다.

 

각 장은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서서히 깊이를 더해가며 전개됩니다. 죽음과 유언, 고통과 이별, 삶의 의지와 회복력, 그리고 암이라는 질병이 어떻게 생겨나고 자라는지까지... 암을 중심으로 그 근원까지 다가가다 보면 그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건 단 하나, “죽음을 이해하려는 진심 어린 시선”입니다. 아마 의사로서 환자를 이해하려는 그런 시도가 하나씩 쌓여 그가 환자를 대하는 진심과 태도가 나타나는 책입니다. 죽음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마음은 제각각입니다.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진 이유

 저자는 단순히 의학적 사실만을 전달하지 않습니다. (물론, 전문 용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ㅎㅎ) 그는 암을 마주한 환자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을 하는 사람이고, 또한 죽음을 가까이서 매일 마주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한계와 감정조차 진솔하게 고백합니다. 특히 책의 후반부에서 “나조차 이기적인 생각을 했다”는 대목은 뼈아프게 솔직합니다. 그 고백은 의료인의 윤리를 넘어, 한 인간으로서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런 죽음의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므로 또한 겸손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죽음을 삶의 반대 개념으로 보기보다,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려는 작가의 시선은 독자에게도 생각의 전환점을 마련해 줍니다. 단순히 많은 죽음을 겪었다고 해서 누구나 깊은 통찰을 가지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책은 ‘죽음을 경험한 의사’가 아니라 ‘죽음을 질문하는 사유자’의 목소리로 들립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내가 예외가 될 거란 생각보단 나도 그럴 수 있을 거란 공감과 일련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암을 넘어, 우주와 철학까지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죽음과 생명을 연결하는 우주적인 사유입니다. 암이라는 질병 하나를 통해 저자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소환하고, 초기 불교의 무상(無常) 개념을 들여옵니다.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는 주제들이지만, 작가의 문장은 그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엮어냅니다.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시작, 그리고 태아의 세포 분화 과정과 암세포의 성장 양상이 얼마나 유사한지를 설명하는 대목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암도 결국 우리 몸의 일부였다”는 문장은 많은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는 늘 암을 ‘이질적 존재’로 여겨왔지만, 실은 그것도 우리 몸이 만들어낸 일부라는 사실은 섬뜩하면서도 숙연합니다. 사실 암세포는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세포일 뿐인데, 그동안 암세포가 생기지 않는 것이 더 신기할 정도로 우리 몸의 세포는 사실 끊임없이 복제를 했다는 과학적 사실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얼마나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왔는지 깨닫게 됩니다. 

 

 '암' 그리고 죽음을 직시하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죽음을 곡선으로 바라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결국, '죽음을 더 잘 이해할수록 우리는 삶을 더 깊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죽음을 외면하거나 피하지 않고 마주 보려고 할 때 비로소 삶의 의미가 더 또렷해진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책을 덮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죽음을 이야기하는 책인데도, 읽고 나면 삶이 더 가까워지는 느낌. 그건 아마도 이 책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라’고 가르치려는 책이 아니라, 죽음도 삶의 일부라고 말해주는 책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혹여나 심적으로 위축된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암 환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애틋함이 느껴진 책입니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베스트셀러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의 저자이자 20여 년간 암 환자를 치료하고 종양을 연구해 온 김범석 서울대학교 종양내과 교수가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암과 싸우며, 생과 사의 경계를 탐구한 내용을 책을 펴냈다.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암으로 잃은 사건에서 시작해 암에 대한 인류의 투쟁을 살펴보고, 빅뱅과 생명의 탄생을 파헤친다. 그리고 죽음과 불멸의 양면성을 지닌 암의 특징을 과학자의 눈으로 탐구하고 삶과 죽음의
저자
김범석
출판
흐름출판
출판일
2025.01.03

 

 

개인 적으로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 암이라는 병을 겪고 있거나, 죽음이라는 주제를 어렵게 느끼는 분들
  • 삶에 대해 성찰하고 싶은 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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