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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온도/리뷰: 읽은 책에 대한 솔직한 감상과 생각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서평 – 불편한 공감, 그리고 균형의 아쉬움

by 에그치즈토스트🥚🧀 2025. 6. 14.
“공감과 불편함 사이, 이 책이 남긴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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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을 잃은 시선이 만든 자기 확신의 기록,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는 공감과 불편함이 공존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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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최지은 작가
출처: YES24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 균형을 잃은 자기 확신의 기록

 최지은 작가의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는 제목부터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책입니다. 사회가 여성에게 ‘엄마’라는 정체성을 얼마나 당연하게 요구하는지, 또 얼마나 무거운 책임으로 부여하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라 관심을 가지고 한번 골라봤습니다.
 
 지금처럼 가족과 돌봄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는 시대에서 이 책이 던지는 문제의식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삶을 한 가지 틀에만 맞춰 바라보는 획일화된 사회의 시선에서 이 책은 출산과 육아를 둘러싼 사회적 대화를 이끌 수 있는 충분한 소재라 신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아쉬움도 컸는데요. 바로 '한쪽으로 기울어진 시각'입니다. 작가는 ‘엄마가 되지 않겠다’는 입장을 중심에 두고, 이 선택을 둘러싼 사회의 편견과 강요를 비판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회와 제도, 그리고 ‘엄마가 된 여성들’에 대한 지나치게 부정적인 해석이 반복됩니다. 뭔가 자연스럽지 못한 서사를 읽는 느낌을 계속 받았습니다.
 
마치 여성은 아이를 낳는 순간 삶을 잃고, 사회는 여성에게 희생만을 요구한다는 전제로 모든 서술이 이루어지는데요. 이런 접근은 일부 현실을 반영하긴 하지만 전체 여성의 경험을 대변하기에는 너무 편협한 입장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특히 이 책은 경험보다 담론에 기댄 주장이 많습니다. 작가와 작가가 인터뷰한 익명의 여성들은 직접 출산과 육아를 겪지 않았고 그렇기에 실제 엄마로 살아가는 여성들이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이나 현실적 문제보다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이미지와 담론에 의존한 인상이 강합니다.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결심은 분명 개인의 존중받아야 할 선택이지만 이를 일반화하고 엄마가 된 여성들의 경험은 무조건 억압과 소진으로만 그려내는 건 분명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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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주장에 대한 설득은 균형잡힌 시선이 필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책 전반에 흐르는 페미니즘적 시선도 매우 강합니다. 물론 여성의 권리와 사회적 위치에 대한 문제 제기는 필요한데요. 다만, 이 책은 다양한 여성의 삶을 조명하기보단 작가의 관점에 맞는 사례만 반복해서 제시합니다.
 
아이를 낳고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여성들, 출산과 육아를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 경우는 철저히 배제되어 있으며 이는 여성 안에서도 존재하는 다양한 선택과 현실을 무시하는 태도로 비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책의 출판사입니다. 뚜렷한 진보 성향의 매체로 알려진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이 책은 내용 면에서도 그 흐름을 따르고 있습니다. 기존 질서에 대한 비판, 사회 구조에 대한 반감은 뚜렷하지만 그에 따른 대안이나 상호 이해를 위한 시도는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특정한 사회적 입장을 공유하는 독자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겠지만, 더 넓은 독자층과 공감대를 이루기에는 언어와 시각이 다소 닫혀 있다고 느껴진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보여주는 세상은 지나치게 어둡고 비관적이라고도 느껴졌습니다. 작가는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자아를 잃고 사회적으로 고립된다고 말하는데요.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실제로 육아와 자기 삶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며, 제도적으로도 점차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부족한 점은 많지만 이를 무시하고 모든 것을 고정된 시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오히려 문제 해결보다는 갈등을 키우는 결론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는 동일한 생각을 가진 독자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지만, 다양한 시각을 가진 독자에게는 편향적이고 일방적인 주장서처럼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중요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득력과 균형감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책이었네요. 사회가 바뀌려면 단순한 거부가 아닌 서로 다른 선택과 현실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질문은 던졌지만 결론적으로는 별다른 소득은 없어서 아쉬웠던 책이었습니다.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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